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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CEO 스위트 대표의 비즈니스 열망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아시아 8개국 프리미엄 비즈니스 센터 운영…”두려웠지만,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김은미 CEO SUITE 대표.<뉴시스>

 

김은미 CEO 스위트 대표는 아시아 8개국에서 프리미엄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한다. CEO 스위트는 인도네시아, 말레시아, 싱가포르, 중국, 한국 등에 지점을 둔 다국적기업이다. 지난해 하노이점, 석 달 전 호치민점을 오픈, 지점 수는 아시아 8개국 10개 도시에 걸쳐 총 20곳에 이른다. 페이스북, 우버, 골드만삭스,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이 CEO 스위트의 고객사였거나 현 고객사다. 국내엔 삼성동의 랜드마크 파르나스 타워와 광화문 교보빌딩에 각각 53개, 55개의 사무실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외국계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서 급여 수준이 가장 높아 사람들이 선망하던 직장이었다. ‘신이 내린 직장’을 스스로 그만뒀다. 자신이 은행 직원으로서는 치명적인 극도의 수치(數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호주에서 고학과 다름없는 유학생활을 한 후 사무실을 빌려 주는 호주 기업 서브코프에 들어가 동남아 지역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백인들의 회사’였다. 아시아계로서는 뚫고 올라갈 수 없는 유리천장에 부닥친 그녀는 1997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CEO 스위트를 설립했다. CEO 스위트 1호점이다. 그녀는 “더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부터 열정과 에너지가 나왔는데 전 직장에서는 더 이상 그런 희망을 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력투구해 옳았음을 스스로 입증하라

CEO 스위트 창업 전 그녀는 6개월 동안 무직 상태로 있었다. 어머니가 사업을 하다 망하셨기에 그녀는 “죽어도 사업은 벌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전 직장만큼 연봉을 줄 회사를 찾아낼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는 삶의 신조를 버리기로 결심했다.

남편 집에, 시아버지 집까지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려 인도네시아에서 창업을 했다. 그런데 때마침 인도네시아가 IMF 체제를 맞았다. 폭도들이 약탈에 겁탈까지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어떻게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임신까지 한 몸으로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녀는 버텼다. 사업도, 인생도 때로는 버티는 게 최선일 때가 있다.
“두려웠지만, 두려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 나 자신과의 싸움에 졌으면 투자금 다 날리고 길에 나앉았을 거예요. 내가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고 다짐했죠.”

그녀는 당시 독서와 명상 덕에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마인드 콘트롤도 했다.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너, 지금 두렵구나.’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역경에 대한 내성을 키웠다. 스스로 멘탈을 강화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좋은 선택을 연쇄적으로 합니다. 그 결과 좋은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낳고 좋은 결과가 좋은 선택을 부르는, 선택의 선순환이 일어나죠. 좋은 선택과 좋은 포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요. ‘선택과 집중’을 하려면 포기와 배제를 할 줄 알아야죠. 한 마디로 다 가질 수는 없습니다. 제대로 선택할 때, 즉 잘 포기할 때 에너지가 극대화됩니다.”

그녀는 아시아 여덟 개 나라에서 사업을 벌이는 동안 한 번도 비즈니스를 접은 적이 없다. 경기 동향, 고객사 소비 패턴의 변화, 경쟁사 움직임 같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변수들은 최선을 다해 예측하고 통제했다. 세계 경제 같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대해서는 아예 걱정을 하지 않았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는 통제하려 들어 봤자 에너지만 소모하게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만 해도 결과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말은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문을 연상시킨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안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그녀는 일종의 결정 장애인 ‘선택 장애’란 어쩌면 욕심이 지나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결정은 신중하게 하되 일단 결정했으면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전력투구해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합니다. 틀린 결정이라는 게 눈에 보인다면야 물론 핸들을 틀어야죠. 차가 진흙탕으로 향하는 게 보이는데 돌진하는 건 용감한 게 아니라 무모한 거죠. ‘치킨 게임’ 상황에서 진정한 승자는 핸들을 틀어 치킨이 되는 쪽입니다.

 

연간 250 읽는독서광

그녀가 베이징에 CEO 스위트 지점을 냈을 때의 일이다. 호텔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중국계 젊은 여성을 지점장으로 채용했다. 집에서 기숙까지 시키면서 정성을 들여 그녀를 업계 전문가로 키웠다. 어느 날 이 여성이 “자궁암에 걸려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통보했다. 깜짝 놀란 김 대표는 치료비를 따로 주고 성대하게 그녀를 환송했다.

그녀가 다음날부터 길 건너에 새로 생긴 경쟁사로 출근했다. 중국계 회사였다. 거기에 몸담고서 회사 로고만 빼고 CEO 스위트 베이징 지점의 인테리어·리플릿 등을 거의 다 카피해 사용했다. CEO 스위트의 고객은 물론 직원도 빼 가려 했지만 그녀를 따라 옮기는 직원은 없었다.

이 일로 김 대표는 쇼크를 먹었다. 동생처럼 생각하고 키운 직원에게서 배신을 당한 것이다. 그 경쟁사는 얼마 후 부도가 났다. 인맥과 노하우 면에서 한계에 부닥친 듯했다. 그 회사로 옮긴 전 지점장이 어느 날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와 “기적적으로 암이 나아 이제 옛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녀에게 “그동안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길 건너 경쟁사로 옮겨 몇 배의 급여에 주식까지 받은 것도 안다고 했다.

“다시 돌아오려면 우리 직원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했어요. 그러지 않으면 직원들의 존경을 받을 수 없다고 했죠. 결국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맹세한 후 재입사했습니다.”

그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회사 업무를 시스템화했다. 회사 내부엔 과오를 범한 직원에게 관용을 베푸는 문화가 자연스레 자리를 잡았다.

코스모폴리탄인 그녀가 뜻밖에도 성장기에 왕따를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자랄 때 성격이 못됐었거든요. 그 시절엔 책이 친구였고, 늘 책에서 문제의 답을 찾았어요. 그런데 책 속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자기 길을 가더라고요. 또 닥치는 대로 다양한 책들을 읽다 보니 어떤 패턴이 보였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인생길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뒤 따른다 같은 것들이죠.”

경영자로서도 난제가 생기면 도움이 되는 책을 읽는다. 인사 문제에 부닥치면 인사를 다룬 책 50권을 찾아 읽는 식이다. 이렇게 읽는 책이 연간 250권에 이른다.

 

진정한 행복은 의식하지 않을 온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김은미 CEO SUITE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뉴시스>

 

영적인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읽은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혁명>은 그녀의 ‘인생의 책’이 됐다. 사람의 의식은 훈련과 연습을 통해 고양될 수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호킨스 박사가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한 의식의 밝기 표를 휴대전화에 입력해 수시로 확인한다. 일례로 슬픔, 후회, 낙담에 빠졌을 때 사람의 의식의 밝기는 75룩스다.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품고 공존을 모색할 때 룩스는 500이다. 그녀는 스스로 의식의 수준을 높이면 인류의 의식의 평균치를 끌어올린 마더 테레사 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의식의 고양으로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자신 <의식혁명>을 접하고 나서 삶이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과거 돈 잘 벌고, 사업 잘 키우고, 만일 초청 받아 강의를 한다면 말 잘하는 사람이 멋진 사람 같았다면 이 책을 읽은 후 그런 의식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졌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의식의 수준이 높아지면 삶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저는 의식의 수준을 고양하려 나름대로 노력하고 저보다 훌륭한 분들과 교류하려 애씁니다. 그분들에게서 긍정적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싶어서죠.”

그녀는 “어쩌면 행복도, 인위적인 행복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행복 찾기를 멈출 때 찾아올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행복의 조건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이런 자족의 자세를 그가 사업을 처음 시작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사람들에게서 배웠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지적인 면에서는 우리 국민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만 삶의 자세는 이 사람들이 더 성숙합니다. 한 사회의 삶의 질과 기술 수준은 그 사회의 행복지수와 별 관계가 없어요.”

그녀는 ‘2018 매일경제 글로벌 리더상’과 ‘2017 동아일보 글로벌 기업가상’을 받았다. 유리천장이 높은 우리 현실에서 김 대표는 기업가를 꿈꾸는 젊은 여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셈이다.

외부의 투자를 받으라는 권유를 주변에서 여러 번 받았지만 그녀는 일절 응하지 않는다. 회사를 몇 배 규모로 키울 기회가 있었지만 이조차 외면했다.

다국적기업 오너인 그녀는 최근 투자회사 크립톤과 손잡고 한국 스타트업의 아시아 진출을 돕는 엑셀러레이팅을 시작했다. 5월 말이면 첫 팀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상륙한다. 그녀는 “인도네시아 첫 엔젤투자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한국 스타트업의 아시아 진출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 원문http://www.insigh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553

Jun 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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